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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DRAMAS & films

자발적 저항의 순간: [마법사 멀린]/광주시민

by 전설s 2021.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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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저항의 순간: [마법사 멀린]/광주시민]

 

(사진출처: pixabay)

 

영국 전설 속의 아더왕의 아버지는 왕국의 전역에 널리 퍼진 마법을 법률로 금지했다. 대대적인 마법사들의 학살이 이어지고 나라는 이제 마법이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철학/과학/의학/마법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절엔 마법사들이 그 모든 영역을 관장하고 있었다. 

 

아더도 마법이 금지된 법을 그대로 계승하여 왕국을 통치했다. 선대왕의 마법사 학살의 시기에 도망가거나 마법사의 능력을 숨기고 부족들이 숨어 살기도 하였는데, 그러다가 발각되면 사형되었다. 그래서 아더왕과 선대왕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늘 있게 되는데, 어느 날 마법사의 후예가 아더에게 살인미수를 행하게 된다. 

 

법정에 선 그녀에게 묻는다. 

 

=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가

= 잘못이 없는데 어떻게 인정하는가.

= 나를 죽이려 하지 않았느냐

= 나는 나의 자유를 찾으려 했을 뿐이다. 나는 나의 생존을 보장받으려 했을 뿐이다.

그녀는 찬란하게 사형을 받아들인다. 

 

광주를 간 적이 있었다. 한국현대사를 읽고 있던 와중의 여름휴가였다. 5.18 묘역을 둘러보고 그 근처에서 밥을 먹었다. 한가한 식당. 식당 부부에게 물어본다. 1980년 5월 18일에 당신이 광주에 있었다면 어찌하였을 것 같은가?

 

=당연히 분연히 저항을 해야지라.

 

글을 읽으면서도 생각을 했지만 묘역에서 줄지어 선 비(석)들을 바라보노라면 저항의 숨결이 느껴진다. 

 

아주 단편적이고 본질적으로, 딱 한마디로,

 

악마들은 광주시민을 인간 취급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하게 짓밟은 것이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자유만 억압을 하였다면 속박을 택할 사람도 있었으리라. 

생존만 위협당했다면 비굴해질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에는 저항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설사 그것이 내 목숨을 담보하는 것일지라도. 

 

5.18 묘역에 서면 그것이 살 떨리게 느껴진다. 절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인간으로서의 고귀함. 존귀함. 존엄성. 이 것을 잃으면 인간으로서 의미가 없고, 호흡하는 생명체로써도 의미가 없다. 

 

자유와 생존을 위하여 행한 행위로 사형을 언도받더라도, 자신의 본질(마법사로서의 존재성)을 외면할 수 없다는 여자 마법족의 최후 진술을 들으면서 광주여행과 광주묘역과 광주 시민들이 생각이 났다. 

 

광주 민주화 항쟁의 주역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자발적 저항의 주역들.

그리고 학살을 저지른 악마들. 화려한 외출이라니...

 

외국드라마/전설단상/자발적 저항/광주/마법사 멀린/광주민주화항쟁/인간의 존엄성

 

5.18광주묘역 추모비 (사진출처:국립5.18민주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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