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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films

누구랑 사시나? living with leukemia: 코민스키 메소드

by 전설s 202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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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누구랑 사시나? Living with leukemia: 코민스키 메소드]


민디는 샌디가 첫 결혼에서 낳은 딸이다. 그 딸이 자신의 나이와 두 배가 되는 남자와 사귀는 중인데, 샌디에게는 비밀로 하다가 겨우 밝힌다. 그러나 민디는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진작에 동거 사실을 알렸고 이제 둘은 결혼을 계획한다. 민디 어머니는 의사로서 이혼 후에 오지에 가서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딸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또 참여하고자 자원 봉사를 마치고 귀국한 다음 민디가 나이 두배의 남자 친구와 동거하는 집의 2층에서 머문다. 민디 남자 친구의 집이다. 민디와 남자 친구는 그 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의견 충돌은 늘 있다. 사랑싸움이기도 하고 의견 충돌이기도 하고 여하한 모든 연애 하는 자들은 이렇게 싸우면서 티격태격하면서 자신들의 기준선을 정해가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수순이다.


아래층에서 민디와 그녀의 남자 친구가 무엇인가로 티격태격 중이다. 소리가 2층에 머문 엄마에게도 들린다. 그녀는 문을 조용히 닫고서 침대에 걸터앉아 의료 가방에서 꺼 낸 주사기로 셀프-근육주사를 놓는다. 의료 가방 주위로 침대 위에 잡지가 함께 보인다.


Living with leukemia (혈액암과 함께 살기)
로즈(민디 엄마)는 혈액암으로 투병중인 상황이었지만 그들에게 굳이 말하지 않는다. 다만 딸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싶고 참가하고 싶고 딸과 조금 더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귀환하였던 것이다.


그녀는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투정도 부리지 않았고, 죽음을 앞둔 사람으로서 "별일 아닌 것"으로 티격태격 중인 딸과 그 남자 친구의 충돌(사랑싸움)에 살짝 한심한 표정은 짓지만, 장황하게 아는 척 오래 살은 척 꼰대 짓은 하지 않는다. 매우 쿨하게 그들의 삶과 자신의 삶을 섞어 버리지 않는다. 딸은 미래를 살아야 하고 자신은 현재를 정리해야 하는 것이니 삶의 목적이 다른 각자의 삶을 인정해 주고 있다.


노년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 사랑하는 남편, 아내, 자식 그리고 손자들과의 행복한 삶이 전부가 아니다. 오래 사용한 몸은 이제 고장 나기 시작하고, 수선해 가면서 살아가지만, 수선이 불가한 것을 발견하기도 하기에. 이런 상황을 수용하면서 사는 것. 그것이 노년의 삶이다.


우리 정여사의 지론처럼, 아파야 이 세상과 이별을 할 수 있단다. 아니면 미련으로 이 세상을 떠날 수가 없어서 하늘이 그리 만들어 놓은 것이란다. 그래서 젊은 사람이 아픈 것은 안타까워하시지만 노년의 인간이 아픈 것에는 우리 정여사가 살짝 엄격한 냉정함(?)을 보이신다.


혈액암으로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아도,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 논쟁중인 딸 커플에 뛰어들어 이러니 저러니 하지 않는 어른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민디 엄마 로즈.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침대 위의 잡지 "Living with leukemia"로 처리하는 연출자와 작가의 세련됨에 감탄하면서 글을 접는다.


노년의 삶.
누구랑 혹은 무엇과 살고 계시는가?
누구랑 혹은 무엇과 살 예정이신가?


All is up to you.!!!


[플러스]
로즈로 등장하는 민디의 엄마는 1989년작 1990년 개봉 [장미의 전쟁]에서 마이클 더글라스와 부부로 등장했던 캐서린 터너이다. 이때 이 부부의 성이 로즈라서 장미의 전쟁이 되었다. 장미家의 전쟁(The war of the roses)이라는 뜻이었다. 로즈 부부가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다가 끝내 둘이 불행하게 죽고 그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에게 애증을 보였던 매우 인상적인 영화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토록 아름답고 강인해 보였던 캐서린 터너는 어글리하게 나이 들었다. 소피아 로렌이나 오드리 헵번은 나이 들어 피부는 탄력을 잃어갔으나 체형이나 얼굴형을 유지하면서 아름다운 늙음을 선사한 반면, 코민스키에 등장하는 캐서린 터너는 어글리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더글라스의 추천을 받아들여 이 드라마에 등장을 했다니 대단해 보인다. 어글리함을 전 세계에 광고를 하게 되는 셈인데, 그런 자신의 모습조차 아낀다는 점에서 그녀의 용기를 높히 산다.



지금 이 순간. 치료제이건 진통제이건 주사를 놓은 것은 나의 일이고, 사랑싸움은 너희들의 일. 각자의 삶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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