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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사랑이 있었네: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멍뭉이 공개

by 전설s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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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사랑이 있었네: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멍뭉이 공개]


전설은 개를 무서워했고 지금은 무서워하지 않으나 무심하게 바라볼 만큼 자유롭지도 않다. 그래서 큰 개를 키우는 집에는 방문을 저어한다. 그러면 언제부터 무서워했을까. 어려서부터 였다. 딱 한번 개를 키웠는데 그 기간만 개를 덜 무서워했는데, 사실을 밝히자면 전설이 키운 개 말고는 그때도 지금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또치였나 이름이? 40년도 지났으니 기억에 없다. 아무리 데이타 뱅크를 뒤져도 떠오르지 않는다.


공개인가? 공개였던가?


큰 아버지는 시골에 살았다. 큰 마루가 안방과 대청방을 지나 사랑방까지 연결된 그런 시골 기와집에서 사셨다. 마루 밑은 빈 공간이었고 완전 개방은 아니었고 섬돌이 놓인 만큼만 열려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냈다. 바닷가 바람에 의한 온도 손실을 막고자 마루에서 바닥까지 막았던 것일까.


그러던 어느 날 긴 마루안 공간에서 신음하는 개소리가 우렁차게 크게 엄습하게 들리면서 마루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하게 된다. 큰아버지가 마루에 나서니 마루 아래에서 개울음소리로 마루가 들썩이듯 하여 두려움까지 느꼈다고 했다. 아애에 사는 아들네를 불러서 상황을 알아본 즉,


어디선가에서 온 매우 큰 개가 큰아버지 집 마루아래서 출산을 한 것이었다. 새끼들을 여러 마리 낳느라도 온 동네(?) 더들썩 했던 것이다. 엄마 개는 몸을 풀고도 큰 집을 떠나지 않고 눌러살았다. 새끼들은 큰아버지네 아들들 즉 사촌들에게 분양이 되었고 마침내 우리 집에도 한 마리 분양되었다.


새끼 때 데려 온 놈이니 얼마나 귀여웠을까. 그리고 키워보니 제법 잘 생겼다. 잘 생긴 누렁이과 정도의 멋진 놈이었다. 이름은 공개였던 듯하다. 큰집에서 공짜로 받은 개라고...공개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 순간부터 잘 때까지 늘 붙어 다녔다. 친구 집에 놀라갈 때도 함께 다녔고 심부름을 갈 때도 무엇을 할 때도 동행했다.


지금이었으면 아마도 잠도 같이 잤겠지만, 그 옛날에는 강아지를 방에 들이지는 않았다. 현관이 넓지 않은 집에서 키웠는데 현관이 공개의 방이었다. 공개가 차지했다. 방에는 결단코 들어오지 않았다. 전설이 현관에 나가서 같이 놀아주었다. 초등학생이 되어서 처음 키운 강아지인데다가 살아있는 생물을 직접 키우는 것은 처음이었으니 얼마나 애지중지 했을까?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말이다. 첫사랑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단체 영화 관람을 하러 다녀온 날에 공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나라로 떠났다. 어렸을 때였으나 한 한 달간은 멍한 세월을 보낸 듯했다. 지금은 SNS를 보면 장례도 치르고 무덤도 만들고 추모도 하고 꽃도 놓고, 심지어 사진에 수의에...


그 옛날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학교를 다녀왔을 뿐인데 흔적도 없이 먼 나라로 떠나버리고 없었던 것이다. 그 날이후로 생물체는 물론 꽃도 키우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은 집안에 두지 않았다. 우리 정여사는 꽃도 좋아하고 동물도 좋아했지만 동참하지 않았다. 주택에 살 때는 들고양이들도 늘 우리 집에 와서 정여사가 주는 생선을 먹으면서도 그래서 정여사에게 다정하면서도 전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전설은 함께 살진 않아도 관심을 두었는데...


정여사는 집에 범띠가 있어서 동물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고 동물을 사랑하지만 굳이 가두어 키우려 하지 않으셨다. 공개만이 예외였다. 세월이 제법 흐른 후에 주택에서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는데, 어째서 우리집에 왔고 언제 헤어졌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전설이라서. 고양이를 키웠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유는 고양이와 쥐가 만나서 서로 당황하는 것을 보았기에. 신기했었지. 공개에게 준 만큼의 사랑을 못 준 듯.


개를 두려워하나 강아지를 사랑한 적이 있었다.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않고 오로지 사랑한 것은 공개뿐이었다. 일편단심. 공개에 대한 기억이 있음에도 아직 개나 강아지로부터의 불편함을 완전히 없애버리지는 못하고 있다. 고양이는 불리하면 높은 곳으로 가버리는데, 강아지들은 달려들고 으르렁거리니 참으로 난감할세. 가까이하기엔 너무 불편한 당신들이다.


미래에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함께 할 날이 올까? 궁금해진다. 너무 외로운 시절이 오면 그렇게 될까.

딱 요런 놈이었는데... (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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