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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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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DIPITY/HERstory 우리 정여사102

너 곤란할까 봐 그렇지: 자식을 존중해 주셨던 정여사 [너 곤란할까 봐 그렇지: 자식을 존중해 주셨던 정여사] 모임이 있는 날은 그 전날부터 미리 우리 정여사에게 고지가 된다. 정여사의 나이가 깊어짐에 따라 기억이 저하되기 시작 전에도 귀가가 늦는 날은 며칠 전부터 고지가 되고 당일날 아침까지 미리 알리고 집을 나선다. 습관이다. 그런데 어쩌다 예약되지 않은 약속이 발생할 때에 미처 전화를 못 드리고 늦는 날이 있다. 제법 늦은 시각에 전화도 없고, 미리 예고된 늦은 귀가도 아니면 걱정이 되기도 할 터이다. 그래서 귀가를 하면, 늘 물으셨다. 왜 늦었느냐? 를 물은 적이 없으셨다. 늦은 이유는 정여사가 판단하기로 자신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전화를 안했느냐? 가 정여사의 질문이다. 전화를 안 해서 자신이 염려를 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관여된 .. 2024. 5. 6.
정여사를 그립게 하는 공원 꽃 하트문 치과검진일이라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지나는 길에 만나는 공원은 봄이 시작되면 장난감 시티처럼 인간의 손길이 더 해진 꽃동산이 된다. 4월부터 시작해서 5월 가족의 날에 멋들어진 즐거움을 시민에게 선사하기 위한 정책이다. 세금 내는 입장에서 한편으론 고맙다. 23년 11월에 하늘 나라로 간 우리 정여사는 더 좋은 꽃동산에 사시겠지만, 그 해에 휠체어 타고 정여사랑 코로나 예방백신을 맞으러 왔다. 그때 꽃이 얼마나 멋지게 피었든지. 정여사의 고운 미소가 그립다. 꽃과 니무를 사랑한 여인!!! 2024. 4. 23.
그리운 복장 검열사!!! 우리 정여사!!! [그리운 복장 검열사!!! 우리 정여사!!!]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이면 늘 우리 정여사가 생각이 난다. 출근룩을 완성하고 나만 늘 그녀 앞에서 한 바퀴를 돌았다. 완성된 옷차림을 보는 것은 그녀의 취미였고 한 바퀴 돌아야 하는 나는 그것이 절대로 싫지 않았다. 참견 같은 관심이 참 좋았다. 새 옷을 사서 착복식을 하거나, 아침에 뭔가 옷들이 어울리지 않을 때, 정여사는 늘 나를 위해 선택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선택을 항상 옳았다. 오늘 외출에서는 아!!! 2프로 부족함을 느끼면서 그냥 집을 나선다. 그녀의 눈길이 참견이 관심이 그리운 순간이다. 2024. 4. 20.
정여사의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 [정여사의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 봄바람이 불어오니 봄 나들이 생각을 한다. 우리 정여사는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다. 젊었을 때에는 자식들을 건사하느라 휴가라는 것을 누리지 못했다. 나이 들어서는 허리가 고장 나는 바람에 또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았다. 외국여행은 한 적도 없다. 여권을 만들어 드린 기억이 없다. 그나마 젊었을 때에 친구분들이랑 제주도는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비행기를 탔는지 배를 탔었는지 너무 어려서 기억이 없다. 다만 사진에 그런 기록이 있어 알고 있다. 1박 2일의 기차 여행을 매달 8년 정도를 하신 것이 우리 정여사의 여행의 시작과 끝이 아니었을까. 서울 아들네에서 손주 둘을 돌봐주다가 고향의 병원에서 한 달 분씩 고혈압 약을 타 갔던 시절. 서울에서도 약을 탈 수 있었는데, .. 2024. 3. 19.
아침 단장이 취미였던 정여사 [아침 단장이 취미였던 정여사] [아앙의 전설]을 보는데 꼬맹이들의 대화가 이렇다. 엄마가 죽던 그 순간을 기억하면 괴롭고 정신이 흩어지지만, 엄마가 좋아했던 일이나 즐겨했던 일을 하던 엄마를 떠올리면 행복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그 집중력으로 꼬맹이는 물을 다룰 능력의 물꼬를 튼다. 아침에 기상하여 정여사 방에 가서 잘 주무셨는가를 살피러 가면 정여사는 항상 왼손으로 손거울을 들고서 오른손으로 앞머리를 매만지고 귀 뒤고 머릴 정리하고 계셨다. 나는 기상 시간이 일정한데, 정여사는 항상 앉아서 아침 인사하는 나를 맞으셨다. 어느 날, 여쭤보았다. 출근도 안 하시고 맨날 노는 분이 맨날 일찍 일어나 이렇게 단장을 하십니까? 딸이 엄마랑 살려고 돈 벌러 가는데, 나도 이 정도는 해야지. 아침상을 내가 차리.. 2024. 2. 24.
정여사가 살았던 방: 참 다행이야 [정여사가 살았던 방: 참 다행이야] 방에 어울리지 않게 무척 큰 TV. TV를 올렸던 장식장. 그 긴 장식장의 왼쪽은 음악 듣기용 정여사가 사랑하는 CD/usb겸용 플레이어. 중간과 오른쪽은 스탠드 TV. 그 옆으로 작은 탁자에 작은 나무들. 지금 나무들은 거실로 이사했다. TV위쪽 벽면으로 큰아들 작은아들 결혼사진, 정여사 본인의 결혼사진과 정여사 동생의 결혼사진을 놓아, 높은 인구밀도로 기억해야 할 사람들을 사진곽에 넣어 걸어 놓았다. 그 가장 중앙에 아날로그시계가 있다. 침대에 걸터앉으면 정면에 보이는 정여사의 세계다. 그리고 오른쪽 벽면에 붙박이장. 얼마 만에 가져 본 자신만의 옷장이었던가. 이사해서 옷을 걸어 드리니 참으로 좋아하셨네라. 정여사가 요양병원으로 가시고, 나는 정여사방에서 잤다. ..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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