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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TRAVELS abroad

일본 가나자와의 드라이 스노우: 온천맛 보는 도로

by 전설s 202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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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눈이라. 한참을 있어도 녹지 않는 눈. (출처:pixabay)

 

가나자와의 겨울은 눈의 풍년이다. 45일간 단기로 한 주제만 가지고 실험을 하러 갔었는데, 겨울이라 내 평생에 만날 눈(snow)을 그 기간에 다 만났다. 

 

우리나라에서의 눈 경험이라고는 습도가 높은 눈이 전부인데, 가나자와의 눈은 정말 달랐다. 

 

눈이 가볍게 펄펄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그렇게 펑펑 쏟아지는 가운데 종횡으로 날아다니는 눈의 향연이라니. 더구나 연구소에서 기숙사까지는 평지라 미끄러질 염려도 적고, 눈이 내려서 생활이 불편하거나 장사가 어려운 사람 걱정 등을 멀리하니, 눈이 너무 반가웠다. 아뿔싸 눈의 천국이랄까. 심야에 대로변에 내려서 기숙사까지 일부러 걸어가는데, 50센티 이상 쌓여서 누워도 보고 앉아도 보고 아이처럼 눈과 한참을 놀았다. 물론 한국서 신고 간 아끼던 부츠는 이미 엉망이 되었고, 현지에서 눈 장화도 샀다. 

 

Dry Snow라는 건 가나자와에서 처음 만난 것이었다. 눈이 종횡으로 가볍게 날아다니며 눈우산이라도 두고 오는 날에 외투 가득히 소복소복 쌓이는 것이다. 툴툴 털면 휘리릭 날아간다. 눈이 너무 많이 오니까 눈우산을 쓰고, 털어도 되지만 다 털어내지 못하면 실내에서 녹으니 눈우산으로 덜 맞으려 하긴 하지만. 드라이 스노우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전설은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더 압권인 것은 눈장화가 필수라는 것이다. 

=왜? 드라이 스노우인데...

=눈이 녹을 것이니까. 

=아니 녹긴 하겠지만 드라이 드라이 드라이.....

눈이 녹는다는 말을 햇빛에 의하 눈이 자연스레 녹는다는 말이 아니었다. 

 

눈이 한번 오면 50센티씩 쌓이니 도로에 차가 다닐 수가 있겠는가. 그런데 차가 잘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뭐지? 새벽부터 국가에서 눈을 치웠나? 제설차량이 얼마나 많이 동원이 되면 이 것이 해결이 될까?

 

도로는 중앙선 부분이 조금 높다고 배웠다. 배수를 고려해서. 일본의 가나자와의 도로도 그렇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앙선을 따라서 한 20센티 정도의 간격으로 물이 쏟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마치 놀이동산에 가면 발로 밸브를 누르면 물이 나오는 높이 정도로.  

 

가나자와는 온천이 나는 도시였다. 온천을 전 도로망의 중앙선으로 연결을 한 것이었다. 눈이 오기 시작하면 담당자가 벨브를 열어  눈이 오는 즉시 온천물에 계속 녹아내려서 도로는 차가 달릴 수 있게 비워져 있게 되는 것이었다. 도로는 그냥 비가 온 도로가 되는 것이었다. 아하!!!!! 이런 활용도가 있다니. 그래서 도로와 연결된 인도는 질퍽할 수밖에 없고 눈장화는 필수가 되는 것. 눈장화를 사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세상은 돌아보면 볼수록, 관찰하면 할수록 재미나게 신기하다. 그 환경에 맞게 발상되는 아이디어의 총체가 인간의 역사가 되고 우리의 문화가 된다. 실험을 하러 와서 신선함을 체험하고 왔다. 

 

드라이 스노우.

눈장화와 눈우산.

온천수가 청소/정비하는 도로.

온천물 맛 좀 즐기는 도로. 

새로움은 늘 즐거움을 준다. 

 
꼿샘 추위가 봄 꽃을 시샘하는 날. 창밖으로 보이는 벗꽃은 드라이 스노우를 생각나게 한다. 추위와 플라워.

전설/여행/일본 가나자와/연구/눈/드라이 스노우/눈장화/온천수/온천수도로

 

모든 것을 덮는 시간. 그 다음 전개를 잊게 하는 시간. 풍경.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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