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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긴 여정을 마쳤다: 선친 기제 아들네로 이관하다

by 전설s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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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정을 마쳤다: 선친 기제를 아들네로 이관하다]

글씨체도 멋진 두 아들들은 45년을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제사를 모셨다. 너무 장하다.




정여사가 주관하던 선친 기제사는 이제 그 긴 막을 내렸다. 1979년에 첫 기일을 시작으로 45년간 45회를 주관하셨다. 마지막인 올해에 정여사는 불참했다. 선친이 있는 곳으로 몸소 떠나셨기에 그러하다. 작년까지 정여사는 그녀가 혼자서 재료를 사고 준비했던 젊었을 때나  기력이 떨어져 몸소 제사 재료를 살 수 없을 때는 나를 포터로, 나중에는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주문만으로, 더 나중에는 네가 알아서 하거라라고 양보했을 때조차도 늘 주관하셨다.

시금치 다듬기와 콩나물 발 자르기는 늘 정여사 담당이었다. 최후의 순간이었던 작년까지도. 시금치 삶는 과정도 늘 감독하셨다. 시금치는 잘 다듬어야 달고 맛나고, 데치기를 잘해야 그 싱싱함이 느껴져서 늘 정여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 정여사가 없는 날. 여차 저차 영차 영차 마무리한 기제를 무사히 마쳤다. 제주는 새로 내년에 오실 곳의 장소와 시각을 고했다. 나는 하늘나라로 입장하신 정여사를 아끼고 사랑해 달라 부탁드렸다. 자신이 부인이니까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오지랖을 부려 본다. 어리광처럼.

정여사가 하늘나라로 가고, 큰 아들네로 기제를 이관하는 2023년 12월의 선친 기제.

아버지!!!
큰 아들네에서 뵐게요.
정여사를 부탁드려요.
자식들 손주들 며느리들은 계속 살펴주세요.
정여사님!!!
엄마!!!
싸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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